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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즐기기/야구 용어와 규칙

mlb에서는 홈런을 치면 안되는 때가 있다? - MLB 메이저리그 불문율 (1)

mlb에서는 홈런을 치면 안 되는 때가 있다? - MLB 메이저리그 불문율 (1)

 

정확히는 홈런이 아니라 배트 자체를 휘둘러서는 안 되는 때가 있다고 해야 맞겠습니다.

 

장면 1

2020년 8월 1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텍사스 레인저스가 경기할 때입니다. 샌디에이고의 강타자 타티스 주니어가 텍사스의 후안 니카시오를 상대로 만루홈런을 칩니다.


바로 이 홈런 영상!
https://youtu.be/OClRdCfHgc8

 

순간 양 팀 덕아웃에는 긴장이 흐릅니다. 8회 초로 종료까지 얼마 안 남았고, 스코어는 10대 3으로 텍사스가 크게 지고 있었습니다. 볼카운트는 3 볼. 그다음 공을 받아쳐 홈런을 날린 거죠. 텍사스의 크리스 우드워드 감독은 곧바로 투수를 이안 기바우트로 교체하고, 기바우트는 타티스 다음 타자인 매니 마차도에게 보복 위협구를 던집니다.

물론 이 일로 텍사스 감독과 투수가 mlb 사무국의 징계를 받게 되지만 우드워드 감독은 경기 후에도 화를 냅니다. 타티스의 소속팀 샌디에이고제이스 팅글러 감독도 타티스에게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합니다. 심지어 타티스 주니어 본인도 더그아웃의 기다리라는 사인을 못 봤다며 사과를 합니다.


큰 점수 차가 나는 게임의 노 스트라이크 3볼 에서는 타격을 해서는 안된다는 불문율(unwritten rule)을 깼다는 거죠.

source =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홈피, 펫코파크'

 

장면 2

kbo에서 생긴 일.

source = 'kbo 홈피, 팀별 로고'

 

한화의 수베르감독은 미국에서 마이너리그 감독과 메이저리그 밀워크 브루어스에서 코치를 경험한 인물입니다.

source = '한화이글스 홈피, 수베르 감독'


올해 4월 17일 창원 NC전에서 한화가 10점 차 뒤진 8회 말, NC의 나성범이 타석에 있고, 볼카운트는 3 볼. 위에 나온 타티스 주니어의 상황과 유사한 경우가 되었습니다. 나성범은 4구째 공을 타격합니다. 결과는 파울이었지만 한화 수베르 감독이 극도의 분노를 표하며 길길이 날뜁니다. 본인이 알고 있는 불문율을 깬 것에 열 받은 겁니다. TV에 그 장면이 고스란히 찍히다 보니 야구인들 사이에, 팬들 사이에도 큰 논쟁이 벌어집니다.

장면 3

다시 수베르 감독입니다. 한화와 NC의 대결. 시간은 '장면 2' 전날인 16일입니다. 한화가 7회, 8점 차로 크게 지고 있습니다, 지는 팀 수장 수 베르가 도루 사인을 내어 1루에 있던 임종찬이 시도합니다. 그러자 NC 포수 양의지가 어필합니다. 지금 점수차가 큰데 도루를 왜 하냐는 거죠.

큰 점수차로 이기는팀이 도루를 안 한다는 불문율은 mlb에도 있는데, kbo는 점수차가 큰 상황에서는 이기는 팀이 든, 지는 팀이든 도루를 못하는 불문율이 있었던 겁니다. 수베로 감독은 이해는 못하겠지만 존중한다며 선수단에 사과를 했다고 하는군요. 훙미롭죠?

빠던을 대하는 mlb와 kbo의 차이

kbo는 홈런 친 선수가 환상적인 빠던을 시전 하죠. 빠던은 빠따 던지기를 줄임말입니다. 홈런 친 선수가 배트를 멋지게 하늘로 날리는 것. mlb에서는 배트 플립(bat flip)이라고 해요. 어떨 땐 홈런보다 빠던이 더 멋있어요. kbo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mlb에서 홈런을 치고 그렇게 배트 플립을 했다간? 투수가 당장 달려 나오고, 양 팀 더그아웃의 모든 선수들이 쏟아져 나오는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할 확률이 아무 일 없을 확률보다 훨씬 큽니다. 하다못해 당장 안 싸워도 '빠던 선수'가 한 바퀴 도는 동안 도끼눈으로 째려봅니다. 그리고선 그다음 타자나 아니면, '빠던 선수'가 다시 타석에 나오면 몸조심해야 하는 거죠.

 

kbo 빠던에 흥미롭게 반응하는 외국인들
https://youtu.be/jWl_O 0 NE0 Jw


kbo, mlb 비교 영상 (재밌어요**)
https://youtu.be/aMsWjG3 G65 E

 

야구의 불문율. 불문율은 규칙집에 쓰여 있는 것이 아니어서 언론에서도 팬들 사이에서도 항상 "왜 그런 게 있어?" "당연히 지켜야 해!!" 하며 늘 시끄럽습니다. 어디서나 통용되는 불문율도 있고, 이곳의 불문율이 다른 곳에서는 아니기도 합니다. 저는 불문율이 야구를 보는 재미를 키우는 또 하나의 요소라고 봅니다. 다른 불문율도 많습니다. 한번 정리해서 포스팅을 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