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꿈의 구장 (Field of Dreams) (결말 포함) – 메이저리그와 영화 (1)
꿈의 구장은 한 농부가 영혼의 목소리를 듣게 되어 자신의 옥수수 밭을 갈아 야구장을 만들고, 현실에서 야구가 못내 꿈이었던 영혼들이 모여 야구를 하는 내용의 야구 영화, 당시 큰 인기를 얻었던 메이저리그 영화입니다.
개요와 백그라운드
이 영화의 진미는 아빠와 아들의 사랑, 메이저리거가 되고 싶었던 선수들의 꿈, 메이저리그에서 다시 뛰고 싶은 쫓겨난 선수들의 꿈을 한데 모은 것에 있습니다.
영화의 배경 스토리 중 하나인 블랙삭스 스캔들을 아시나요? 그와 관련된 메이저리그 4대 저주 중 하나 블랙삭스의 저주는요?
블랙삭스 스캔들을 안다면 이 영화를 훨씬 더 깊이 있게 즐길 수가 있는데요, 블랙삭스 스캔들은 1919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선수 8명이 승부 조작에 관여했다가 발각되어 메이저리그에서 영구 퇴출되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악의 사건을 말합니다. 그 멤버들을 블랙삭스라고 불렀고, 팀인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직전 우승 이후 86년 동안 월드시리즈 우승을 못합니다. 2005년이나 되어서 우승을 맛보게 됩니다. 블랙삭스의 저주가 그때 풀린 거죠.
블랙삭스의 저주 이야기를 더 알고 싶으시면 아래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어요.
mlb 4대 저주 중 블랙삭스의 저주 - MLB 메이저리그 이야기 (3) (tistory.com)
아래 사진이 블랙삭스 멤버입니다. 꼭대기 줄에는 '당신의 기억 속에 꼭 이 얼굴들을 넣어놓자' 고 되어있고, 맨 아래 줄에는 '야구를 팔아먹은 걸로 기소된 8 사람'이라고 되어 있는 당시 보도물이에요. 뭐랄까 메이저리그가 추방했고, 야구의 나라 미국이 찍은 8인의 악인인 거죠.
그 블랙삭스의 멤버 중 ‘맨발의 조’, 조 잭슨이 다른 동료들과 야구를 하기 위해 꿈의 구장으로 옥수수 밭에서 나오는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입니다. 이들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유니폼을 입고 등장합니다.
꿈의 구장 줄거리
1987년 아이오와 주. 레이 킨셀라 (Ray Kinsella, 케빈 코스트너 분)는 사랑하는 아내와 딸과 함께 옥수수 밭을 일구며 살고 있는 평범한 농부입니다. 그는 꿈도 없이 무기력하게 늙어갔던 아버지처럼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는 어느 날 밭에서 그의 마음을 울리는 영혼의 속삭임을 듣습니다. "If you build it, he will come." (그것을 만든다면 그가 온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밭을 돌아보니 조명이 켜진 야구장이 보이는 겁니다. 레이는 야구장을 지으면 조 잭슨이 돌아와 야구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아버지처럼 무기력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그는 아내와 상의해서 야구장 짓는 것을 꿈으로 여기고 주위의 냉소가 있어도 옥수수 밭을 갈아엎고 야구장을 짓습니다. 참고로 앞서 블랙삭스 멤버인 조 잭슨은 아버지가 존경한 선수였습니다. 물론 레이가 영웅으로 여기는 선수이기도 하고요.
그렇게 모든 것을 갈아엎고 야구장을 만들었건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다 빚 걱정을 하던 어느 날 밤, 조명이 켜진 야구장에 한 선수가 와 있었습니다. 그는 그의 영웅 맨발의 조 잭슨 (Shoeless Joe Jackson, 레이 리요타 분)이었습니다. 조 잭슨은 레이와 노크 볼을 합니다. 그리고는 함께 올 동료가 모두 8명이라고 하며 옥수수 밭으로 들어갑니다. 그는 야구장을 가리키며 이곳이 천국이냐고 묻습니다.
야구에 열망하는 아련한 그의 표정, 돌아서 천국이냐고 물을 때, 개인적으로는 어떤 말 할 수 없는 울컥함이 있더군요.
어느 날 목소리는 다시 레이에게 말합니다. “그의 고통을 덜어줘라.” 다시 한번 레이는 알 수 없는 말에 이끌려 은둔 중인 위대한 작가 테렌스 맨(Terence Mann, 제임스 얼 존스 분)을 어렵게 찾습니다. 테렌스 맨은 많은 훌륭한 책을 썼지만 오로지 야구만이 항상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있던 사람입니다.
테렌스 맨과 펜웨이 파크에 가는 것이 미션이었던 레이는 펜웨이 파크에서 다시 목소리를 듣습니다. 그리고 전광판에 계시가 나타납니다. 아치볼드 문라이트 그레이엄 (Archibald ”Moonlight “ Graham)을 찾으라는 거였습니다. 그레이엄은 메이저리그에서 평생 기록이 1 게임, 무 타석, 무 안타를 기록한 뉴욕 자이언츠의 선수였습니다.
* 펜웨이 파크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경기장입니다. mlb에서도 가장 유명한 경기장 중의 하나에 속합니다. 외야 좌측의 녹색 벽 부분을 그린 몬스터 (Green Monster)라고 해서 그 부분이 또 유명합니다.
영화 속 전광판에 아치볼드 문라이트 그레이엄을 찾으라는 말이 떠오른 장면
그렇게 레이는 테렌스 맨과 함께 전광판에 쓰여 있는 내용대로 미네소타의 치스홈으로 그레이엄을 찾아 나서게 됩니다.
찾고 보니 그레이엄은 야구를 그만둔 후, 의사가 되어 많은 아이들을 위하며 살았고, 1972년에 이미 고인이 된 분이었습니다. 치스홈의 숙소에서 레이는 홀로 거리로 나와 보는데 길이 어느새 과거인 1972년으로 돌아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늙고 노쇠한 그레이엄 의사를 만나 대화를 하게 됩니다. 그레이엄은 자신의 꿈인 야구를 가슴속에 깊이 묻어둔 분이었습니다.
그레이엄을 만난 일이 있고 난 후, 레이와 테렌스 맨은 함께 아이오와로 향합니다. 가다가 한 청년을 태우고 아이오와까지 동행하게 됩니다. 그런데 자기의 이름을 말하는데 그는 바로 청년이 된 아치볼드 그레이엄이었습니다.
차를 타고 아이오와를 향해 가는 길, 레이는 아버지에 대한 얘기를 테렌스 맨과 나눕니다. 아버지가 자기 자신은 야구에 실패하고 아들을 야구시키려고 했었다고 말하는 레이. 그는 아버지가 맨발의 조 잭슨과 같은 범죄자를 영웅으로 둔 것부터가 마음에 안 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후회하고 말하고 싶었지만 이미 돌아가신 후였다고 테렌스 맨에게 '고해성사(penance)'를 하듯 말합니다. 왜 그랬냐는 말에는 "17세였으니까요."라고 답하는 레이.
그렇게 해서 아이오와 꿈의 구장에 도착한 그들. 그들은 한데 모여 야구에 여념이 없는 선수들을 봅니다. 조 잭슨이 불러 그레이엄도 함께 뜁니다. 드디어 제대로 야구를 하게 된 1 게임, 무 타석, 무 안타 기록의 그레이엄. 그는 죽어서도 염원하던 첫 타석에 들어서 본인 소원대로 멋지게 윙크를 하고선 안타를 칩니다.
다음 날 낮, 꿈의 구장에서는 쾌활한 분위기로 야구 경기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레이의 처남이 경기장을 가로질러 야구를 보고 있는 사람들에게 오게 됩니다. 선수들은 사실 모두 영혼이었던 것이고 평범한 사람들은 볼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레이의 처남은 빚에 허덕이는 레이에게 어서 옥수수 밭과 경기장을 늦기 전에 팔아야 한다며 실랑이를 벌였습니다. 그러다 레이의 딸이 떨어지는 사고가 생기고, 야구를 하던 의사 그레이엄은 꿈의 구장에서 걸어 나와 의사 할아버지로 기꺼이 돌아가 아이를 돌보고는 옥수수 밭으로 사라져 갑니다.
그리고 맨발의 조 잭슨은 야구를 마치고 옥수수 밭 쪽을 향해 가며 말합니다. 영화 첫머리에 들은 그 대사를. "If you build it, he will come." (그것을 만든다면 그가 온다)라고요. 그 순간, 함께 야구했던 선수 중 한 사람이 돌아서는데, 바로 마이너리거였던 젊은 시절의 레이 아버지입니다. 그는 아들 앞에서 여기가 “천국”인가요 하고 묻죠. 그렇게 아들과 아버지는 재회하고 캐치볼을 합니다.
꿈의 구장은 그렇게 선수가 되어 원 없이 뛰어보고팠던 이들, 쫓겨난 선수들, 그리고 야구로 정과 사랑을 나누고 싶었던 아들과 아버지 모두에게 꿈에도 그리는 천국입니다.
영화 내내 잔잔한 감동이 계속 이어진 따뜻하고 아름다운 영화였습니다. 야구팬뿐 아니라 야구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좋아하는 영화, 한 번 보실만합니다. 내용을 아셔도 강력 추천합니다!!!
2021년 8월, mlb 사무국은 꿈의 구장 경기를 재현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크게 보도되었던 사실입니다.
아래를 클릭하시면 꿈의 구장 경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꿈의 구장에서 실제 mlb 경기가 열리다, 화이트삭스 v 양키스 – 메이저리그와 영화(2) (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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